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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종편집일 : 2020년 10월 28일 16:12:5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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♪ 사랑방 ♬ 내가 읽은 책, Don Quixote, 16장 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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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자 : 기원섭 대표법무사<작은행복 … 등록일 : 2020-09-20 05:39 최종편집일 : 2020-09-20 05:44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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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내가 읽은 책, Don Quixote, 16장
 
 
‘재치 넘치는 시골 귀족 돈키호테가 성이라고 믿은 주막에서 일어난 일에 대하여’
 
16장의 제목이 그랬다.
 
주막집에는 착한 여인 셋이 있었다.
 
한 여인은 천성적으로 정이 깊은 데다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가슴 아파하는 주막집 주인의 아내이고, 또 한 여인은 그녀의 젊고 고운 딸이고, 마지막 한 여인은 그곳 주막 일을 거드는 가정부로 좀처럼 얼굴을 들지 않는 아스투리아스 태생의 처녀 마리토르네스였다.
 
그 세 여인이 상처 입은 돈키호테의 치료를 도왔다.
 
특히 마리토르네스는 여러 해 동안 밀짚을 넣어두는 헛간으로 사용했던 다락방에 돈키호테가 쓸 수 있도록 엉성한 침상을 만들어주었다.
 
그 다락방에는 마부 한 사람도 머무르고 있었는데, 그의 침상은 돈키호테 것보다 조금 안쪽에 마련되어 있었으며, 마부 그가 끌고 온 수컷 노새의 짐안장과 담요로 만든 것으로 돈키호테의 침상보다 훨씬 나았다.
 
세 여인이 엉성한 침상에 누운 돈키호테를 치료하기 시작했다.
 
그 대목이다.
 
이 형편없는 침상에 돈키호테가 눕자 곧 안주인과 딸이 온몸에 물약을 발라주었고, 아스투리아스 여자인 마리토르네스는 두 사람에게 불을 비춰주었다. 물약을 바르면서 돈키호테의 몸 구석구석이 시퍼렇게 멍든 것을 본 안주인은 떨어져서 생긴 상처라기보다는 얻어맞아서 생긴 상처 같다고 말했다.//
 
산초가 옆에서 해명하듯 말했다.
 
이랬다.
 
“얻어맞은 게 아니라 바위에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워낙 많아서 그렇습니다. 그 뾰족한 바위들 때문에 온몸에 멍이 들어버렸거든요. 그건 그렇고 저, 주인아주머니 아마 부스러기를 좀 남겨주십시오. 그것이 필요한 사람이 있어서요. 사실은 나도 등이 약간 아프거든요.”
 
산초는 자존심이 강한 주인 돈키호테가 몽둥이찜질을 당해서 그렇게 다친 것이라고 사실을 고하지 못하고 어물쩍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.
 
산초가 좀 남겨달라고 한 아마 부스러기는 상처 치료약이었고, 그 약으로 산초 자신도 치료를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.
 
돈키호테는 자신을 치료해주는 그 세 여인이 고마웠다.
 
그래서 안주인의 손을 잡으면서 이렇게 정중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.
 
“저를 믿으십시오. 아름다운 여인이여. 당신께서 이 한 몸을 당신의 성에 묵게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부르실 수 있고, 또 실제로 그러하다는 것을 말입니다. 내가 나 자신을 자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. 사람들이 자화자찬이 품위를 떨어뜨린다고들 말하기 때문이지요. 하지만 내 종자가 당신께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씀드릴 것입니다. 다만 내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에는 당신께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나에게 베풀어주신 은혜를 영원히 새겨두겠다고 말씀드리는 바입니다. 그리고 사랑의 포로가 되지 않고 사랑의 법칙에 속박되지 않게 해주신 하늘과 아름답고, 우리끼리 얘기지만 좀 불쾌감이 드는 저 아가씨의 두 눈에 감사드립니다. 저 아름다운 아가씨의 눈동자는 내 자유의 주인이 될 텐데....”
 
돈키호테의 그 말에 세 여인은 모두 혼란스러워졌다.
 
평소 듣지 못한 칭찬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.
 
그래서 다들 돈키호테를 바라보고 경탄해 마지않았으며, 돈키호테는 평상시 보아왔던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.
 
특히 마리토르네스는 산초까지 치료해주었다.
 
그 풍경을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.
 
바로 돈키호테의 침상 그 안쪽의 다른 침상에 자리 잡고 있는 마부였다.
 
그는 이미 마리토르네스 그녀와 특별한 약속을 해놓고 있던 터였다.
 
이날 밤 손님들이 잠잠해지고 주인 식구들이 잠들고 나면 그녀가 자신의 침상으로 찾아와서 그가 원하는 대로 욕망을 충족시켜주기로 한 약속이었다.
 
그랬으니 그로서는 마리토르네스 그녀가 지금 하고 있는 짓이 심히 못마땅했던 것이다.
 
그렇게 밤은 깊어갔다.
 
마부는 당나귀들에게 다시 한 번 여물을 주고 와서는 침상에 누워 시간 약속을 꼭 지키는 마리토르네스를 기다리는 중이었고, 산초는 연고를 바르고 누어 잠을 청하려고 애써보았지만 갈비뼈의 통증이 잠들도록 놓아주지 않았고, 돈키호테는 통증 때문에 산토끼처럼 뜬 눈으로 지새고 있었다.
 
주막 전체가 정적에 잠겼고, 현관 한가운데 매달려 타오르는 등잔만이 빛을 발하고 있을 때, 돈키호테의 상상이 시작됐다.
 
그 대목이다.
 
이 경이로운 평온, 그리고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돈키호테의 불행을 만들어냈던 모든 사건들을 통해 우리의 기사 돈키호테가 떠올렸던 생각들은 그의 상상력 속에 독자 여러분 역시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는 별난 광기를 불러일으켰다. 자신이 이름난 섬에 왔다고 상상하기 시작한 것이었다. 게다가 자신이 묵은 모든 주막들은 성이라고 생각했다. 거기서 멈추지 않고 돈키호테는 자신의 늠름함에 반해버린 주막집 주인, 즉 정주의 딸이 자신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려 그날 밤 부모님의 눈을 피해 긴긴 밤을 함께 보내기로 약속했다고 생각했다. 급기야는 제멋대로 꾸며낸 망상에 빠져 자신의 지조가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아파하기 시작했다.//
 
그런 망상에 빠졌으면서도, 돈키호테는 설사 히네브라 여왕이 그녀의 시녀 킨타뇨나와 함께 눈앞에 나타난다 하더라도, 부질없이 자신의 수호신 같은 여인인 둘시네아 델 토보소 공주를 배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.
 
그 즈음에 마부와 그 밤을 어울리기로 약속한 마리토르네스가 그 다락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.
 
그 대목이다.
 
그녀는 무명 끈으로 머리를 동여맨 채 셔츠 차림에 맨발로 마부를 찾아 조심스럽게 세 남자가 자는 방으로 들어섰다. 하지만 그녀가 문에 이르기가 무섭게 인기척을 느낀 돈키호테는 갈비뼈의 통증이 심해 연고를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침상에서 일어나 낮아 아름다운 아가씨를 맞이하기 위하여 두 팔을 내밀었다.//
 
돈키호테가 주인집 딸을 상상하고 있던 중에 그 방으로 들어서는 인기척이어서 마리토르네스 그녀를 주인집 딸로 착각한 것이다.
 
몸을 최대한 웅크린 채 사랑하는 마부를 찾으려고 어두운 그 방 안에서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가던 마리토르네스는 돈키호테의 두 팔에 부딪히고 말았고, 돈키호테는 그 부딪힌 두 팔이 주인집 딸의 팔로 생각해서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확 잡아당겨 말 한 마디 할 여유조차 주지 않고 침상에 앉히고는 그녀의 셔츠를 쓰다듬었는데, 그 셔츠는 올이 굵은 삼베셔츠였지만 돈키호테에게는 촉감이 좋고 보드라운 비단으로 느껴졌다.
 
돈키호테의 상상은 계속됐다.
 
그 대목이다.
 
그녀는 손목에 유리 구슬을 차조 있었지만, 돈키호테에게는 값진 동양의 진주가 빛을 바라는 것처럼 느껴졌다. 또한 목덜미까지 늘어진 긴 머리카락은 아라비아의 눈부신 황금빛으로 여겨졌다. 그 찬란함은 태양을 무색하게 할 정도였다. 분명 그녀의 입에서는 약간 쉰 샐러드 같은 입 냄새가 풍겼지만 돈키호테에게는 부드럽고 향긋한 향내로 느껴졌다.//
 
결국 돈키호테 그는 책에서 읽은 대로 사랑에 빠져 온갖 장신구로 치장하고 심한 부상을 입은 기사를 찾아온 공주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던 것이다.
 
돈키호테는 그녀를 꼭 껴안았다.
 
그리고 사랑스럽고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.
 
“아름답고 고귀한 여인이시여. 참을 아름다우신 그대가 제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보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. 하지만 지칠 줄 모르고 선한 사람을 박해하는 운명이 나를 이 침대에 뉘어놓고자 하여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어 누워 있습니다. 내 마음은 당신을 만족시켜드리고자 하지만 그럴 수가 없군요. 게다가 더 중대한 이유를 덧붙이자면 제 가슴 깊은 곳에 숨겨둔 유일한 여인, 즉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둘시네아 델 토보소와의 약속이 있습니다. 그 약속만 없었더라면 나는 당신의 큰 은혜로 나에게 주어진 이 대단한 기회를 그냥 놓쳐버리는 어리석은 기사가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.”
 
마리토르네스는 돈키호테에게 꼭 안긴 채 어찌할 줄 몰라 하며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다.
 
그녀는 돈키호테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도 못했고,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았으며,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저 벗어나려고만 했다.
 
그러나 아까부터 그 어둠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 상황을 지켜보는 시선이 있었다.
 
바로 마리토르네스를 기다리고 있던 마부였다.
 
한참을 듣고 있었기에, 돈키호테의 그 어처구니없는 말과 행동을 다 꿰뚫고 있었다.
 
마리토르네스가 다른 남자 때문에 자기와의 약속을 어기게 된 것에 질투심이 솟구친 나머지 돈키호테의 침상 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.
 
그리고 저 혼자 사랑에 빠진 돈키호테의 가녀린 턱에 무시무시한 주먹을 날리고 말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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